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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입니다. 요즘 주식 투자하는 분들 정말 많아졌잖아요. 이제는 안 하는 분을 보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세상에 공인인증서가 뭔지도 모르는 제 아내조차도 이제 주식 투자를 하고 있고, 매일매일 시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투자 잘하는 사람들이 꼭 보라고 하는 게 있죠. 바로 시총. 그런데 시총 보는 거 조금 어렵지 않으세요? 더 쉬운 방법을 하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돈 버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 당장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심리적 비법들. 궁금하시죠?
제가 교수로서 삶을 시작하면서 첫 월급을 탔을 때, 그 월급을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맛있는 거 사 먹고, 평소에 사고 싶었던 전자제품 사는데 대부분 썼습니다. 신기한 건 두 번째 월급도 정확하게 그렇게 쓰더라고요.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근데 재밌는 건 저랑 같은 해에 임용되신 바로 옆과에 있는 다른 교수님은 무언가 의미 있는 그런 투자 활동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분과 나이 차이는 뭐였을까? 그분은 어느 시점까지는 굉장히 알뜰하게 모으시고, 투자라는 행위를 시작하셨던 거예요.
자, 이런 걸 우리가 바로 '시드머니'라고 부르죠. 심리학에서는 'Psychological asset', 즉 심리적인 자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10억을 모으려면 먼저 1억을 모아라. 그러면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게 잘 안 되니까 문제죠. 자, 이걸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몇 가지 심리적 트릭. 그 첫 번째 방법: 돈을 쓸 때 시간 개념을 바꿔보시는 겁니다.
커피 한 잔을 사러 가셨는데 종업원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커피는 하루에 4천 원입니다. 근데 또 다른 분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 커피는 1년에 146만 원입니다.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떤 커피를 사고 싶으시겠어요? 하루에 4천 원짜리 커피는 당연히 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으시겠죠. 그건 싸다고 느끼거든요. 사람들은 연봉을 제시 받을 때 그걸 한 달 월급으로 나눠서 제시 받으면 더 많은 저축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겁니다. 연봉 3천만 원과 월급 250만 원은 같은 돈이죠. 그런데 연봉으로 들으면 내가 많이 버는 것처럼 느끼고, 월급으로 들으면 내가 적게 버는 것으로 느껴서 불안한 마음에 더 많이 저축하게 되는 거예요. 참으로 재밌죠. '나 연봉 3천만 원이야'라고 하면 오늘 한 통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 월급 250만 원이야'라고 하면 왠지 오늘 저축을 해야만 할 것만 같은 그런 마음이 든다는 거죠. 심리적으로 지출은 큰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적게 쓸 수가 있습니다. 수입은 작은 시간 단위로 쪼개서 계산해 보셔야 되죠. 이렇게 다른 시간의 길이로 환산해서 계산을 해보시면 정말 적게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커피, 택시 같은 거의 매일 지출하는 그런 항목에 대해서는 더더욱이나 이걸 1년 단위로 혹은 심지어 10년 단위로 바꿔보실 필요가 있죠. 돈 쓰기 정말 어려워지실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도 금연이 힘들었던 어떤 분께 당신이 피는 담배가 10년이면 얼마냐고 알려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금연을 시작하시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피우는 저는 뭘까요.
시드머니를 모으는 두 번째 방법. 통장에 각기 다른 제목을 붙여놓는 거예요. 계좌번호로 그냥 몇 개의 숫자가 찍힌 통장은 쉽게 돈을 뺄 수 있는 통장이 됩니다. 그런데 통장 계좌에 항상 별칭을 붙일 수 있는 기능이 있죠. 거기에 굉장히 중요한 이름을 붙여보세요. 중요한 이름. 첫 번째 계좌에는 나의 첫째 딸 시원이의 대학 등록금. 두 번째 통장에는 나의 소중한 둘째 딸 채원이의 공부 자금. 제가 실제로 술 먹기 위해서 10만 원을 인출해 봤는데요. 그날 맛있게 술을 먹지 못했음 물론이고, 잘 때 악몽이 시달렸습니다. 제 딸 시원이와 채원이에게 몹쓸짓을 한 그런 아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죠. 아직 미혼이신 분들은 자기에게 소중한 또 다른 누군가 혹은 자기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설정하시면 되겠죠. 내 어머니 환갑선물비용 혹은 내 부모님 유럽여행 비용이라고 한번 붙여보시면 어떨까요. 소중한 가치를 붙이면 사람은 재미있게도 소중하게 사용하려고 합니다. 열심히 벌은 돈에 소중한 가치를 붙여서 허투루 돈을 쓰는 걸 막아줄 수 있는 심리적 트릭을 나에게 적용해보는 것, 의외로 효과적입니다.
자 그렇다면 열심히 모은 시드 머니를 이제 후회 없이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 투자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 주변 분들에게 관심 있는 주식을 먼저 얘기하십시오. 이건 주식을 사기 전에 꼭 한 번 해보셔야 되는 일입니다. 난 그 기업에 관심 있어. 그러면 주변 사람들은 그 기업에 대한 정보가 있을 때마다 나와 공유하겠죠. 즉, 더 많은 정보를 내가 얻을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이미 산 주식에 대해서는 굳이 얘기하실 필요 없습니다. 우선 내 것이 이미 되었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방어 기제가 발동해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다른 분들과 사이만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재미있게도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그 반대로 합니다. 저도 얼마 전에 A라고 하는 기업의 주식을 샀는데, 그 회사의 신기술이 특허 출원이 취소됐다는 얘기를 가까운 친구가 하더군요. 저는 그 친구를 왠지 보기가 싫어집니다.
후회 없는 투자를 위한 습관 두 번째. 결정이 정말 힘드시다고요? 그러면 미루세요. 우리는 무조건 미루는 건 나쁜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2015년에 미루는 행위가 독창성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아주 재밌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죠. 왜냐하면 할 일을 미루면요, 특정한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오늘 5시까지 투자를 결정해야 된다고 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데드라인을 설정해놓고 결정을 하자라고 하면, 오히려 엉뚱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A와 B 어떤 투자 대상 중 어느 것에 투자를 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면 그 결정 내릴 수 없음도 존중하시라는 거예요. 심지어는 이런 심리적 강박기나 데드라인을 매장 관리자들이 재미있게 이용하기도 하죠.
내가 A와 B 어떤 투자 대상 중 어느 것에 투자를 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면 그 결정 내릴 수 없음도 존중하시라는 거예요. 심지어는 이런 심리적 강박기나 데드라인을 매장 관리자들이 재미있게 이용하기도 하죠. A와 B 두 가지 물건이 있습니다. A는 품질이 좋고 그리고 B는 가격이 쌉니다. 상대방에 비해서요. 그러니까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비싼 A,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B를 놓고 어느 걸 고를까 결정을 못 내린다는 거죠. 양쪽이 1승 1패니까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이렇게 고개를 돌려서 저쪽 구석에 보니까 누구도 사지 않을 브랜드 C가 있어요. 그런데 이 C는요 묘하게도 절대로 살 물건이 아닌데 가장 쳐지는 물건인데 직전까지 안 가려졌던 A와 B의 우열을 가리게 만들어줍니다. 이 C가요 A에 비해서 품질은 형편없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A보다 가격은 쌉니다. 그 C가 B보다 품질도 약간 떨어지고 가격도 조금 더 비쌉니다. 아까 A와 B에선 팽팽했었죠. 1승 1패. 그런데 이 C 때문에 종합 전적에 있어서 B는 갑자기 3승 1패가 되고요. 사람들은 이 3승 1패라고 하는 마음의 계산 때문에 B를 집어들고 매장에서 나가는 겁니다.
이렇게 이전에는 도저히 가리지 못했던 게 제일 쳐지거나 아니면 열등한 그런 대안으로 인해서 갈리게 되는 걸 바로 이끌기 효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이끌기는 좋은 결정이라기보단 맥락에 의한 일종의 기만 효과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열을 못 가리는 건 잘못된 정보에 속지 말고 판단을 멈추고 그대로 존중해 주라는 겁니다. 보너스로 하나 더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현명하지 않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에 나있죠. 명확한 목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저 무조건 큰돈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주직 투자를 할 때는요. 이 투자를 통해 얻을 정확한 목표를 세우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 큰돈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사실은 그 큰돈에 어떠한 정의도 없고 어떤 최종 종착지도 있지 않기 때문에 만족도 없고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미 없는 대망이 아니라 구체적인 소망을 정해야겠죠. 2025년 7월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자동차로 바꾼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내가 정말 가지고 싶었던 노트북을 구입한다. 구체적인 날짜와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만 그걸 충족했을 때 행복한 느낌을 가질 수 있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렇게 행복의 경험이 이후에 행복한 투자를 다시 만든다는 겁니다. 투자도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현명한 투자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이 있습니다. 실패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저는 지방에 출장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KTX를 자주 이용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KTX에 대한 수많은 기록들을 실패로부터 남겨놨습니다. SRT 하행서는 홀수 자리를 예약하면 옷 걸기 되게 힘들다. 상행서는 짝수 자석을 예매해야 콘센트가 더 가까운데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그때 그때 불편하거나 작은 실패를 겪었을 때마다 계속해서 남겨놓은 그런 사례들이 됩니다. 저는 SRT를 탈 때는 하행선에서 짝수 자석을 예매하자는 행동을 만들어내게 되겠죠.
그런데 이런 실패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않은 분들은 계속해서 불편한 과정에서 아주 극단적인 이분법적 결론에 도달하죠. 앞으로 SRT 타지 말자. 그게 바로 실패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않는 분들이 가지게 되는 생각이라는 겁니다. 성공 사례는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학습 효과밖에 가져오지 못합니다. 하지만 실패 사례는 학습 효과에 더해서 더 중요한 개선 효과까지 우리로 하여금 누릴 수 있게 해주죠. 그런데 이 분석과 포트폴리오를 언제 또 해야 되느냐? 여기에서 또 중요한 하나의 생각거리가 생깁니다. 결과가 좋았을 때는 분석을 안 해도 된다고 착각하시면 안 되는 거죠. 왜 좋았는지도 늘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내 예상보다 결과가 좋았을 때. 내가 60점이나 70점 밖에 못 받을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무려 90점이 나왔어요. 이러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셀레브레이션을 합니다. 야,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돕고 있는 거야. 하지만 정말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이것도 실패인 거예요. 예상 실패죠. 이때 굉장히 냉철하게 자기를 돌아보면 이런 공부의 양상이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겁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예측보다 투자의 결과가 좋으면 그저 축하하고 그 결과를 즐기는 것만 한다는 거죠. 내 예상보다 결과가 많이 좋은 것도 분명히 나를 기준으로 하면 투자 실패입니다.
이 실패의 원인을 이때 냉철히 분석을 해야 되죠. 이런 분석을 하다 보면 나만의 이론이 나옵니다. 법칙을 넘어선다는 거죠. 저희 학자들에게 법칙과 이론은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법칙은 현상은 있는데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를 아직 모르는 거예요. 이론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는 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라는 걸 주장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는 모른 채 그 현상만 열심히 많이 경험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법칙은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럴 땐 이거 사라. 저럴 땐 적이 투자다. 여기에 무슨 인과관계가 있을까요?
이런 법칙의 의거에서 하는 행동들은 대부분 검증이 불가하고요. 검증이 불가하다는 것은 나를 성장시키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원인으로 항상 이 결과가 나온다. 이번엔 그 예상이 틀렸다. 그러니까 이게 원인이 아닌가 보다. 다른 게 들어가야 되나 보다. 라고 하는 식으로 성공이든 실패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분석을 하기 시작하면 그리고 그걸 늘 기록하기 시작하면 이제 나만의 이론이 생기죠. 심리학자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personal theory development process라고 합니다. 나의 이론을 점점 개발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하는 거죠. 이렇게 자기의 이론을 하나를 만들고 그 이후의 삶의 과정에서 이 이론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검증하고 또 정교하며 때로는 일부를 버리고 또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바로 우리는 성장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저의 투자 이론은 무엇일까요? 나의 강의를 들어주시기 위해서 불러준 기업의 주식을 세주 사자. 친구들이 물어봅니다. 너는 왜 그렇게 주식을 사? 심리학자 불러서 강의 들을 정도 되면 그 회사는 돈이 많거나 직원 교육에 관심이 많거나 둘 중에 하나야. 돈이 많은 기업이니까 성장하겠지 직원 교육에 관심이 많으니까 성장하겠지 저는 이 이론으로 저를 불러주신 기업에 다녀올 때마다 3주씩 샀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은 지금도 그냥 3주고요. 어떤 기업은 지금 60주가 된 기업도 있죠. 소액주주의 자격으로 이제 강의를 가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이런 걸 느낍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더 잘 속일 수 있겠군요. 이래야 제품의 하자를 더 잘 은폐시킬 수 있겠군요.
이런 질문을 대놓고 하시는 경우도 있고 이제 저의 이론이 하나 더 보강됩니다. 나쁜 목적으로 지식을 사용하거나 기술을 사용하는데 관심 있는 회사의 주식은 투자하지 않는 거예요. 5년 후, 10년 후에 또 다른 요인이 더 추가가 되겠죠. 이렇게 나만의 개발된 이론을 통해서 세상을 볼 때는 투자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공부가 됩니다. 그래서 투자를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대한 안목이 높다라고 하는 유명하고 위대한 부자들의 이야기가 바로 여기서 성립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 모두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나요? 그리고 '저 사람은 참 배울 점이 많은 어른이다'라는 말을 살아가면서 점점 더 듣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오늘부터 나라는 한 사람의 이론의 개발 과정을 시작해본다고 하면서 투자를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나의 투자 이론은 결국 어느 날 그 사람의 철학이다라고 하는 이름을 가질 때가 올 겁니다. 그때가 바로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무언가 보람과 의미를 찾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